요즘 젊은 세대는 왜 ‘리셋’을 꿈꾸는가?
한때 조직 내에서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며 수동적으로 일하는 현상을 뜻하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화두였다. 하지만 요즘엔 퇴사 후 유학·대학원 진학을 선택하거나, 기존 업계를 떠나 새로운 분야로 전직 혹은 아예 창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와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재설계하는 움직임이 생긴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미니 은퇴(Mini-Retirements)”라 칭하며, 1년 또는 몇 개월 동안 의도적으로 일을 그만두고, 여행 · 창작 · 학습 · 자기성찰 등 삶의 다른 축을 경험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포브스〉는 이를 “번아웃의 해독제”라고 표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커리어를 위한 전략적 공백”으로 봤다. 국내 트렌드 전문기관 〈캐릿〉 “직업 리셋”을 요즘 한국 MZ들의 메가트렌드로 꼽았다.
용어는 중요하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쉬는 것이 곧 경력의 단절이 아니라, 재정비라는 시각이다. 물론 이 경우 ‘쉰다’는 의미도 예전과 사뭇 다르다. 단순한 휴식이나 여행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지속 가능한 방식을 탐색하는 전략적인 쉼이다.
신간 《위험한 인생책》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1년간의 멈춤을 통해 남들 시선이 아닌 자기 자신이 정말로 바라는 삶을 재설계해 간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10년 주기 인생 프로젝트를 설계하다
저자는 20대 후반 갑작스러운 해고로 시작된 안식년이 이후 10년의 삶을 바꿔놓을 만큼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1년간 집을 떠나 마음속에만 존재하던 버킷리스트 - 유럽에서 살아보기, 한국에 있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 보내기, 내 사업 해보기,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젝트 진행하기(카페 운영, 글쓰기 등) - 등을 하나씩 직접 시도해봤다.
그리고 우여곡절 많았던 안식년이 끝나자, 처음의 걱정과 달리 새로운 직업도 환경도 ‘바라던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저자는 이것을 아예 인생 프로젝트로 삼기로 한다. 10년에 한 번씩 1년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커리어와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탐색해보는 프로젝트. 그 일환으로 시작된 두 번째 안식년을 중심으로 책은 펼쳐진다.
첫 번째 안식년은 20대에 우연히 시작됐지만, 그 경험이 남긴 유산이 너무 컸기에 두 번째는 의도적으로 계획해서 실천했다. 하지만 30대 후반에 맞이한 안식년은 내려놓을 것이 더 많았기에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높은 연봉의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대부분의 세간살이를 정리하고, 다음 스텝이 정해지지 않은 채 유목민처럼 살기로 결심했다. 45일간의 미국 횡단 여행으로 가볍게(?) 시작한 안식년이 한국과 유럽을 거쳐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갔는지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 기간 동안 찾아온 뜻밖의 기회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과 불안까지 모두 과장 없이 리얼하게 담았다.
가만있는 것도, 변화하는 것도 모두 위험하다면
뭐가 나에게 더 맞는 삶인지 실험해보면 어떨까?!
다니던 직장과 업무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익숙해질수록 마음 한편에 ‘만약에(What-if)…’라는 생각이 자꾸만 떠오른다. ‘한번쯤 내 사업을 해보면 어땠을까?’ ‘1년만 해외에서 살아본다면?’ ‘지금이라도 OOO 공부를 해보면 어떨까?’ ‘지금 새로운 커리어로 전업해도 괜찮을까?’ ‘일하는 시간과 공간이 좀 더 플렉서블한 직업은 없을까?’ ……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상상으로 끝나버린다. 커리어에 공백이 생길까 두렵고, 수입이 줄까 봐 불안하고, 무엇보다 가족이나 사회가 어떻게 바라볼지, 그리고 정작 나 자신은 그 불안과 모험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같은 삶이 계속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왠지 슬프고 답답했다. 그래서 정말 큰 용기를 내어 멈추고, 탐색하고, 실험해보기로 한 것이다.
경력 단절보다 무서운 건 ‘지속 불가능한 삶’
이 책은 쉬어 가는 힐링 에세이나 여행 이야기가 아니다. ‘일시 정지’를 스스로에게 허락한 사람들이 어떤 변화와 가능성을 마주하게 되는지에 대한 진솔한 기록이다. 자기 자신을 더 많이 탐구하고 실험할수록 오히려 커리어가 더욱 단단해지는 것을 보여주는 증명이기도 하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경력 단절이나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두 번의 안식년을 경험한 저자는 그 멈춤의 시간이야말로 자신의 미래를 더 빛나게 만드는 투자였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의도를 가지고 성실하고 담대하게 그 시간을 보낸다면 누구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신감과 방향성을 얻으며, 유무형의 강력한 자산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은 독자에게 ‘당신도 당신만의 여정을 시작하라’고 권한다. 단순히 모두 안식년을 갖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반드시 1년을 쉬어야 할 필요도 없고, 꼭 직장을 관두거나 집을 떠나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리듬대로, 자신의 가치와 삶에 맞게 설계하면 된다. 책 곳곳에는 그런 설계를 도와주는 질문과 워크시트가 담겨 있다.
저자 말고도, 안식년을 경험하고 놀라운 스토리를 만들어낸 국내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 맞는 안식년을 설계하고 자기만의 멋진 스토리를 써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