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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건양사

북촌의 건양사

성상현 / 비브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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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453쪽 | 128 * 188mm | 470g | ISBN:9791174840042 |


도서정보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인의 주거지를 지키기 위해 한옥을 지었던 실존 인물 정세권의 삶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1919년 경성에 첫발을 내디딘 정세권은 만세운동의 열기와 함께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의 모습을 목격한다. 일본식 가옥이 들어서고 조선인이 살아온 집과 땅이 다른 이들의 차지가 되어가는 가운데,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사업’과 ‘집’으로 경성을 지킬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 한 채를 세우는 일이 아니었다. 큰 땅을 나누어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하고, 새로운 골목을 내고, 그곳에 삶을 채워 넣어야 했다. 경성을 일본의 도시로 바꾸려는 거대한 흐름에 맞서 정세권은 땅을 사고 집을 지으며 조선인이 계속 살아갈 터전을 만들어갔다. 장사꾼의 계산과 승부사의 배짱으로 뛰어든 그의 사업은 어느 순간 돈을 버는 일을 넘어, 삶의 터전을 지키는 또 하나의 싸움이 됐다. 그는 그렇게 ‘조선 최초의 부동산 디벨로퍼’가 되었다.

그 곁에는 목수의 아들이지만 아버지의 삶을 거부해 온 찬돌이 있다. “전통이 밥 먹여줍니까.”라고 말하는 그에게는 거창한 명분보다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거리의 건달과 목수, 장인과 가족, 독립을 외치는 사람과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까지. 『북촌의 건양사』는 시대의 영웅만을 좇는 대신, 먹고살기 위해 흔들리고 부딪치면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터전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을 북촌의 골목 안으로 불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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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P. 26
“조선 독립 만세!! 만세!!! 만세!!!”

이것은 운명이었다. 정세권이 상경한 첫날부터 자신의 목적과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외침이었다. 그 울음과도 같은 거대한 소리가 반복되자 세권도 순사를 잊어버렸다. 고향에서부터 자신의 가슴속에 맺혔던 응어리가 터져 나오는 기분이었다. 세권이 얼른 중절모를 벗어들며 같이 만세... 더보기
P. 31
“떠나다니요? 아니, 이 좋은 집을 두고 어디로 가십니까?”
“…일본인에게 뺏겼습니다.”
“그럼, 이 집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여인이 말없이 담벼락 너머로 옆집을 바라봤다. 세권이 따라서가서 보니 2층짜리 일식가옥이 기와지붕 위로 삐쭉 튀어나와 있었다. 이 집도 곧 저렇게 바뀐다는 소리였다.
P. 36
“다 각자의 방식대로 사는 거야. 우리는 집을 고치는 사람이고.”
“이깟 집을 고쳐서 뭐 합니까? 이미 뺏겼는데.”
“그러니까 더 고쳐야지! 아니면 이것마저 없어져.”
P. 217~218
“아니, 자네 그때 남산에서 제대로 알아들은 게 아니었군. 다시 설명해 줌세. 뭔가를 잘 빼앗으려면 상대를 자세히 알아야 하네. 그리고 이왕이면 뺏기 좋게 키워야 하지.”
“키우다니요?”
“자네 병아리를 잡아먹나?”
“예?”
“닭으로 키워서 잡아먹으려는 거지. 그래서 철도도 놓고 토지 조사도 하고 말로는 발전을 위한 근대화라고 둘러대지만, 아닐세. 뺏어가려고 키우는 거야. 그러니까 더더욱 우리가 우
리식으로 먼저 키워야 하네. 꼭 우리식으로 발전해야 해. 개량해야 해. 그럼, 언젠가는 우리 문화가 저들을 앞설 수 있네.”
“이미 우리 문화가 앞서지 않았나요?”
“최근에는 아닌 부분이 많지. 세상의 변화를 조금 늦게 받아들였으니까. 그래서 내가 서두르는 거네. 난 당장의 북촌을 바라보는 게 아니야.”
“그럼….”
“100년 뒤 아니 200년 뒤를 보는 거지. 우리가 지은 집들이 더 가치 있고 소중해지도록. 그게 그곳에서 살 민족과 나라를 지키는 일이고 우리 가족들을 지키는 일이네. 그러니까 어떻게든 현장을 돌려야 하네. 움직여야 해.”
“집이 아니라 뿌리를 지으시려는 거군요.”

목차

목차
프롤로그
1906 터 잡기
1919 터 닦기
기단 설치
주춧돌
목재 건조
치목 작업
기둥 세우기
수장과 벽체 쌓기
추녀와 처마 내밀기
1926 기와 잇기
상량식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나라를 빼앗긴 시대, 집을 짓는 것이 독립운동이 될 수 있을까?”

총칼 대신 집을 짓고, 골목을 만들어 경성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
오늘의 북촌을 만든 ‘한국 최초의 부동산 디벨로퍼’ 정세권의 뜨거운 이야기.

1919년 경성, 일본인의 집은 늘어나고 조선인의 공간은 사라져간다!

정세권이 상경한 첫날, 그는 3·1운동 만세의 함성 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일본인에게 집을 빼앗겨 터전을 떠나는 한 가족을 마주한다.
남촌을 채운 일본식 가옥이 북촌까지 밀려오는 시대에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법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다.

조선인이 살 땅을 사고,
조선인의 집을 짓고,
그곳에 사람들이 살아가게 하는 것.

‘집이 삶의 터전이 되고, 사업이 시대에 맞서는 무기가 된다!’

『북촌의 건양사』는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인의 주거지를 지키기 위해 한옥을 지었던 실존 인물 정세권의 삶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1919년 경성에 첫발을 내디딘 정세권은 만세운동의 열기와 함께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의 모습을 목격한다. 일본식 가옥이 들어서고 조선인이 살아온 집과 땅이 다른 이들의 차지가 되어가는 가운데,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사업’과 ‘집’으로 경성을 지킬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 한 채를 세우는 일이 아니었다. 큰 땅을 나누어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하고, 새로운 골목을 내고, 그곳에 삶을 채워 넣어야 했다. 경성을 일본의 도시로 바꾸려는 거대한 흐름에 맞서 정세권은 땅을 사고 집을 지으며 조선인이 계속 살아갈 터전을 만들어갔다. 장사꾼의 계산과 승부사의 배짱으로 뛰어든 그의 사업은 어느 순간 돈을 버는 일을 넘어, 삶의 터전을 지키는 또 하나의 싸움이 됐다. 그는 그렇게 ‘조선 최초의 부동산 디벨로퍼’가 되었다.

그 곁에는 목수의 아들이지만 아버지의 삶을 거부해 온 찬돌이 있다. “전통이 밥 먹여줍니까.”라고 말하는 그에게는 거창한 명분보다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거리의 건달과 목수, 장인과 가족, 독립을 외치는 사람과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까지. 『북촌의 건양사』는 시대의 영웅만을 좇는 대신, 먹고살기 위해 흔들리고 부딪치면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터전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을 북촌의 골목 안으로 불러들인다.

기와 한 장을 올리고 기둥 하나를 세우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생계였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지키는 일이었으며, 누군가에게는 빼앗긴 나라에서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방법이었다. 정세권과 찬돌이 집을 짓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 우리가 바라보는 북촌의 기와지붕과 좁은 골목에도 새로운 이야기가 쓰여진다.

나라가 사라진 시대, 사람들은 무엇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
『북촌의 건양사』는 ‘집을 짓는 것’으로 그 질문에 답한다.
사람이 살아야 동네가 남고, 동네가 남아야 삶도 이어진다.
그렇게 그들이 지어 올린 집들이 모여 골목이 되고, 그 골목이 오늘의 북촌이 되었다.

‘기와’로 쌓아 올린 독립운동, 터전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
― 오늘 우리가 거니는 북촌 골목길에 숨겨진 가장 뜨거운 유산, ‘한옥’.

나라를 잃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깃발이 바뀌는 일일까, 언어를 빼앗기는 일일까. 아니면 내가 살아가던 공간이 변해가는 일일까.
성상현 작가의 소설 『북촌의 건양사』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총칼과 피 흘리는 투쟁만으로 일제강점기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북촌의 기와지붕과 골목, 그리고 집을 짓는 장인들의 손끝을 따라가며 ‘삶의 터전을 빼앗긴 시대’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작품 속 경성은 거대한 침탈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일제는 도시 계획이라는 명목 아래 조선의 정체성을 지우려 했고, 남촌을 넘어 북촌의 오래된 골목과 한옥들까지 하나둘 무너뜨려 갔다.
이 거대한 위기 앞에 수수방관하지 않고 맞서 싸운 이는 실존 인물이자 ‘조선 최초의 부동산 디벨로퍼, 건양사(建陽社)의 정세권’이었다. 그는 대형 부지를 매입해 조선인 서민들을 위한 도시형 한옥을 보급하며, 일본 자본의 진입을 공간으로 막아서는 독보적인 ‘건축 독립운동’을 펼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진정으로 주목하는 것은 정세권 한 사람의 영웅담이 아니다. 그 시간 안에서 정세권과 함께 숨 쉬고 버텨낸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거리의 거친 건달이었지만 정세권을 만나 한옥을 짓는 일에 뛰어든 ‘강찬돌’을 비롯해, 먹고사는 문제와 자존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인(匠人)들까지.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대에 맞서고 버텨낸다.

이 소설에서 ‘집’은 단순히 기거하는 공간이 아니다. 가족의 삶이자 조선의 얼, 그리고 빼앗길 수 없는 인간의 존엄이다. 그렇기에 기와 한 장을 올리고 기둥을 세우는 노동은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무너져 가는 세계를 붙드는 거룩한 행위가 된다. 식민 권력이 경성을 침식해 들어가는 과정은 삶을 잠식당하는 시대를 보여주는 상징이며, 이에 맞서 한옥을 지어 올리는 일은 가장 뜨거운 저항이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은 결코 완벽한 영웅이 아니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흔들리고, 당장의 생존을 위해 타협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고뇌는 더 현실적이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작품은 끊임없이 묻는다. 위기의 순간,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가족인가, 생존인가, 아니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조선의 정신인가.

“강찬돌 선생!
건양사와 함께 북촌을 성공적으로 재개발하여 경성을 지킵시다.
왜놈들이 북촌에는 발도 디디지 못하도록!”

『북촌의 건양사』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우리는 깨닫게 된다.
역사는 거창한 구호나 특별한 인물들만의 기록이 아니라, 자신의 터전을 지켜내려 애썼던 평범한 사람들의 숨결이 모여 완성된다는 것을. 시대를 건너뛴 정세권의 혜안과 북촌 골목길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묵직하고 뜨거운 여운을 남길 것이다.

글쓴이

성상현(지은이)

역사는 기록으로 남지만, 사람의 마음은 이야기로 남는다.한 사람이 지키려 했던 것은 기와와 나무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내일이었을지도 모른다.사라지지 않으려 애쓴 것들 그리고 끝내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쓰는 작가.